갑오년 들어서 음력 정월 액막이와 운맞이, 재수굿으로 거의 쉬는 날이 없이 매일 굿을 하신다.
벌써 며칠 째인지 모르겠다.
2월 3일부터 시작했으니까 이번 말일까지 쉬는 날이 없다.
보통 사람같으면 무척이나 힘겨운 여정이 계속되는 셈이다.
기계도 무리를 하면 고장이 나게 마련이지만, 보살님은 무슨 힘으로 매일 쉬지 않고 일을 하시는지.
음식을 준비하고 상차림을 준비하는 과정까지만 해도 지친 모습이 역력하지만, 막상 굿이 시작되면 생생한 모습으로 춤을 추고 공수를 내린다.
신령님이 내리는 공수 하나하나를 놓치지 말고 잘 듣고 있으면, 한바탕 웃음을 쏟아내다가 순간 눈물을 흘리게 만들기도 한다.
굿이 마냥 힘들고 고달픈 게 아니라 하나의 축제장같다.
한바탕 실컷 웃고 나면 묵은 체증이 확 풀리고, 울음을 쏟아내고 나면 화가 한순간 다 풀어진다.
굿판에 함께 한 사람들이 같이 웃고 울고 이러는 게 축제장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재료 준비부터 상차림 하나하나, 그리고 마무리까지 보살님이 직접 챙기시고, 음식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개인의 욕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 사람을 챙기는 모습에서 어찌 인간미를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몸이 힘들어도 제가집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하나하나를 신경써서 챙기고, 굿이 끝나고 나서는 매번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경조사를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게 진정한 보살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오로지 신령님 하나만을 믿고 의지하면서 옳은 길을 가고자 하는 모습이 매일 일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힘의 원천이 아닌가 생각된다.
올 한 해 제가집 일로 바쁘더라도 그래도 개인적으로 건강도 챙겨가면서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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