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손을 쓸 수 없다고 했던 환자가 지금은 일반 병실로....
작년 12월 말.
법당으로 30대 후반 여자가 찾아 왔다.
신랑이 계단에서 넘어져 뇌출혈 진단을 받아서 수술을 하기로 했는데, 병원에서 출혈이 심해서 더이상 손을 쓸 수가 없다고 했단다.
점사를 보는데 산소에 탈이 나고, 성주를 했지만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문을 두 군데 냈냐고, 또 건물 앞에 창고같은 걸 지어놓지 않았냐고 한다.
그 여자가 맞다고.
시어머니가 자꾸 창고를 집 앞에 짓자고 해서 고집을 부려서 시어머니가 살고 있는 바로 앞에 창고를 지었고, 대문도 두 군데 내서 시어머니는 왼쪽으로, 나머지 식구들은 오른쪽 대문으로 다닌다고 했다.
보살님이 대문이 두 군데로 나있으니까 한 쪽으로 들어온 복이 다른 쪽으로 나가버리는 형세라고 그러면서 한 쪽을 막아야 한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조상을 불러서 자식 살려달라고 기원하고, 산소에 가서 탈이 난 걸 풀어주고, 대문 한 쪽을 막고, 집 앞 창고를 헐어버리게 되면 신랑의 병세가 조금씩 호전될 것이라고 했다.
이틀 후 날짜를 잡고 굿당에서 조상을 청해서 축원을 하는데, 돌아가신 할머니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살려주겠다고 하셨다.
말 그대로 대수대명.
건강하게 살아 있는 닭을 대수대명하려고 끈으로 묶고 있는데 갑작스레 코와 귀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뇌에 가득 고여 있던 피가 코와 귀로 흘러내리면 회복 가능성은 있는 것이다.
조상을 청해서 자식을 살려달라고 기원하는데,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도와주겠다고 하신다.
굿을 하는 도중에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에 의존해 있던 환자가 답답하다고 호흡기를 다 떼어 버렸다고.
순간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서 포기한 환자가 산소 호흡기를 떼어버리고 움직이고 있다는 게.
가장 많이 놀란 건 환자의 부인이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으니깐.
굿을 마치고 병원으로 달려간 부인은 다시 본인의 눈으로 산소 호흡기를 떼어 버린 신랑의 모습을 확인하고 펑펑 울었다고 한다.
며칠 후 집에 가서 성주굿을 하고, 산소를 풀고 오는데, 담장 아래 있는 소나무가 눈에 거슬렸다.
그 소나무에 대해 물었더니 산에서 시어머니가 뽑아오신 거란다.
보살님은 그 말을 듣더니 산에 있는 소나무는 함부로 뽑아오는 게 아니라면서 바로 그 자리에서 뽑아버리고, 그 대신 치자나무나 장미를 사다가 심어놓으라고 하신다.
겨울날 산소에 가서 동토를 푸는데 3시간 가까이 산소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축원하고 고를 푸는 모습이 무척이나 힘겨워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산소를 풀고 나서 흡족하게 웃는 모습에서 서서히 환자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보였다.
성주굿과 산소를 풀고 나서 며칠 후 환자의 부인의 전화가 걸려왔다.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겼다고.
서서히 의식이 회복되고 이제는 몸도 조금씩 가눌 수 있단다.
아무리 의학 기술이 발달되었다고 해도 현대 의학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지난 번 우리 아버지 암의 경우도 현대 의학에선 임파선 종양의 경우 더 커지거나 번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했는데, 조상굿을 하고 난 후 임파선 종양이 사라져 흔적만 겨우 찾아볼 수 있을 정도.
가족한테 문제가 있을 때는 현대 의학이나 종교 시설에만 의지할 게 아니라 조상을 청해서 도와달라고 빌어보는 것도 필요할 듯.
자손들에게 해가 되는 조상은 없을 거라 생각된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은 그 한을 풀어주고, 좋은 데 가서 해원상생하기를 정성껏 발원한다면 기꺼이 자손들을 도와주지 않을까?
제대로 된 무속인을 만나는 것도 힘들지만, 제대로 된 의식을 통해서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무속신앙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에 대해 눈쌀이 찌푸려진다.